[프리미어12] '결승 선착' 한국, 기쁨은 즐기되 방심은 금물이다
'가위 바위 보'조차도 승리해야한다는 일본을 꺾었다. 그것도 연장 9회초 극적인 뒤집기를 통해 도쿄돔을 침묵 속에 빠뜨렸다. 하지만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은 아니다. 승리의 기쁨을 잠시 뒤로 하고 이제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설 때이다.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개막전 0-5 영봉패에 이어 이날도 한국은 6회까지 오타니 쇼헤이에게 노히트로 끌려 다녔고, 결국 7회까지 단 1안타를 뽑는데 그칠 만큼 타선의 침묵이 반복됐다. '약속의 8회'마저 바뀐 투수 노리모토 다카히로에게 틀어 막히면서 벼랑 끝까지 몰리고 말았다.그러나 9회초 대타 오재원과 손아섭이 연속 안타로 기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정근우의 적시 2루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 이대호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기어이 믿기 힘든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너무나도 극적인 승리를 특히 일본을 상대로 따냈기 때문에 마음이 들뜨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야구 팬들과 달리 선수단은 냉정함을 곧바로 되찾으려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다. 한국은 20일 오후 멕시코와 미국의 4강 맞대결 승리팀과 오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우승을 놓고 최후의 결전을 치른다. 물론 일본에게 승리를 가져간 것을 우승보다 더 큰 가치로 생각할 팬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이라는 성과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뒀을 때 비로소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깨끗이 씻고 한국 야구의 위엄을 보다 확실하게 알릴 수 있다.미국과 멕시코 모두 이미 B조 예선 라운드를 통해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확인했다. 먼저 4차전 상대였던 멕시코의 경우 한국이 4-3으로 승리를 따냈지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졌다. 1~3회까지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손쉬운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으나 이후 불펜진 공략에 실패하면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고, 오히려 3회와 5회말 상대에게 실점을 내주면서 힘든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당시 3번째 투수로 등판한 차우찬이 3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위기를 극복했지만 차우찬은 일본과의 4강전에서도 투구수 44개를 기록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어느덧 4경기나 등판했다. 꿀맛 같은 하루 휴식을 취하더라도 그가 결승에 투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무엇보다 멕시코는 김인식 감독의 언급대로 '도깨비 팀'으로서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킨 팀이기도 하다. 예선 라운드에서 미국에 0-10으로 완패를 당하는 굴욕도 경험했지만 일본과 한국을 상대로 1점 차 승부를 펼쳤고, 8강에서도 A조 5전 전승을 기록한 캐나다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는 등 한 번 흐름을 타면 매서운 팀으로 돌변했다.미국은 예선 라운드에서 일본과 더불어 한국에게 유이하게 패배를 안겼던 팀이다.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설욕에 성공했듯 결승에서 미국을 만난다면 마찬가지로 지난 아픔을 반드시 되돌려줄 필요가 있다.당시 한국은 6회까지 미국 선발 스프루일에게 단 3안타 2볼넷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7차례나 삼진을 당하며 0-2로 끌려 다녔다. 7회 민병헌의 동점 2타점 적시타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으나 결국 연장 승부치기 혈투 끝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김인식 감독은 총 15명으로 구성된 두터운 미국 마운드를 높게 평가했다.반대로 한국은 로테이션상 결승전 선발이 유력한 김광현이 미국 타선을 상대로 4.1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남겼다. 그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할지 지난 16일 쿠바전 이후 4일 휴식을 취하게 되는 장원준 카드를 꺼낼 지부터 차근차근 고민 해볼 필요가 있다.이미 일본전 승리로 가장 큰 마음의 부담은 덜어냈다. 하지만 결승 무대까지 안착한 만큼 기왕이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채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일본전 승리의 기쁨을 잠시나마 즐기고 자신감을 끌어올리되 너무 들뜬 모습은 마지막 목표 달성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는 정신을 일본전 9회초 공격을 통해 확실히 깨달은 만큼 이제 이같은 마음 가짐을 대회 전체에 적용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멕시코전 승리팀보다 하루 더 쉴 수 있다는 이점을 살려 완벽한 우승을 차지한 뒤 마음껏 기뻐해도 때는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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