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두산·NC의 '호수비 열전', 가을의 품격 높인다
야구에서 가을은 특별하다. 최고의 팀들이 모여서 최강을 가리는 특별한 계절이다. 올해도 변함없다. 그리고 올해 플레이오프에서는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서 탄성을 자아내는 열띤 호수비들로 가을야구의 품격을 드높이고 있다.두산과 NC는 현재 플레이오프에서 나란히 1승씩을 나눠가지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팽팽한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있다. 그 내면에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수비로 마운드를 지탱하는, 기본적이면서도 고품격의 야구가 있었다.1차전에서는 두산이 더스틴 니퍼트의 완봉 역투로 7-0 승리를 거뒀다. 니퍼트의 완봉투에 수비들은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6회말 1사 1,2루 위기를 맞이한 니퍼트였는데 박민우에 워닝트랙까지 향하는 타구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좌익수 김현수가 담장에 부딪히며 잡아냈고 실점을 막았다. 그리고 6회말 좋은 수비로 실점을 막아낸 뒤 7회초 민병헌의 스리런 홈런으로 승기를 굳혔다.가세가 사실상 두산쪽으로 기운 뒤에도 수비 집중력은 여전했다. 8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유격수 김재호는 지석훈의 타구를 백핸드로 잡았지만 포구 과정에서 오른발이 미끄러졌고 중심을 잃으며 휘청였다. 그러나 김재호는 이내 중심을 찾고 1루로 정확하게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두산은 9회말 1사 1루에 몰렸다. 니퍼트의 완봉이 판가름 날 수 있는 중요한 순간. 이때 이종욱에게 1-2루간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보냈다.
병살타를 노리는 수비 포메이션 상 2루수는 2루 베이스쪽에 위치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2루수 오재원이 자신만의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그는 병살 상황에서 2루수가 없어야 할 곳에 자리 잡았다. 공교롭게도 이종욱의 날카로운 타구는 오재원쪽으로 향했고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날 경기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소진할 수 있었다. 니퍼트가 오재원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짓는 것은 당연했다.2차전에선 1차전보다 양 팀이 호수비를 번갈아가며 펼치며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0-0으로 맞선 5회말 두산 김현수는 마산구장의 외야를 다시 한 번 지배했다. 5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태군의 타구가 좌측으로 높게 떴고 멀리 뻗어갔다. 좌익수 김현수는 정상적인 수비 위치에 포진해 있었다.달려가서 잡아내기엔 다소 역부족일 수 있었다. 그러나 김현수는 전력질주를 한 탄력으로 높게 점프해 잡아냈다. 김현수의 '어메이징 캐치'였고 두산 선발 장원준은 부담을 던 채 7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틸 수 있었다.두산에서 김현수가 이틀 연속 호수비를 펼쳤는데, NC 역시 가만있지 않고 화답했다. 8회초 선두타자 홍성흔의 먹힌 뜬공 타구가 1루수 쪽 위로 향했다. 하지만 1루수 테임즈는 집중력을 최고조로 높였다. 자칫 행운의 안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몸을 비틈과 동시에 점프하며 잡아냈다. '슈퍼캐치'였다.테임즈는 2-1로 역전에 성공한 9회초에도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9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의 1루 선상 타구를 슬라이딩하면서 잡아내 1루에서 아웃시켰다. 경기 막판 장타 확률을 줄이기 위한 선상 수비 시프트와 테임즈의 집중력이 혼합된 최고의 수비였다. 테임즈는 주포로서 홈런을 터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8회와 9회 나온 수비들은 홈런의 값어치 못지 않았다. 결국 NC는 재크 스튜어트의 완투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연일 펼쳐지는 야수들의 호수비는 팬들에 볼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투수들 역시 수비들을 믿고 던질 수 있다는 끈끈한 신뢰감을 형성한다. 이는 결국 양질의 경기 내용으로 이어지고 두 팀이 펼치는 가을야구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이제 양 팀은 21일부터 드넓은 외야벌판이 존재하는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양 팀 모두 발빠른 외야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더욱 극적인 수비들을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최고의 호수비들이 가을야구를 더욱 농익고 품격있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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